인간의 실수란 무엇인가? 정의와 유형을 알아보자

인간의 실수란 무엇인가? 정의와 유형

우리는 실수를 누구나 한다. 하지만 그 실수가 반복되거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경우엔 단순히 '부주의'라는 말로 넘기기 어렵다.

 

산업 안전, 의료, 항공, 교통, 원자력 등 거의 모든 고위험 분야에서는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실수, 즉 'Human Error'에 대한 이해는 매우 중요하다. 인간은 왜 실수하는가? 그리고 그 실수는 어떻게 분류되고 연구되어 왔는가? 이번 글에서는 Human Error의 개념과 연구, 분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Human Error의 정의

Human Error는 다양한 학자들에 의해 정의되었다. Meister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시스템 운용을 저해하는 인간의 원치 않는 행동이나 결정”이라 했고, Reason은 “우연이 아닌 상태에서 의도된 결과를 달성하지 못하는 일련의 정신적 또는 물리적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Hagen은 “행동의 정확성, 순서, 시간 등이 기준을 벗어났을 때 장비나 시스템에 손실을 유발하는 것”이라 했으며, Haga는 “본인의 의지와 반대로 시스템이나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모든 결정과 행동”이라 정의했다.

 

 

이처럼 다양한 정의들은 공통적으로 ‘원하지 않은 결과’, ‘기준을 벗어난 행동’, ‘시스템 손실’이라는 키워드를 포함한다. 다시 말해, Human Error란 시스템 안에서 인간이 부여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으로써 기능이나 안전성, 효율성이 저해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Human Error에 대한 연구와 역사

Human Error에 대한 연구는 20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심리학적 연구의 일부로 간헐적으로 다루어졌으나, 점차 대형 사고의 원인으로 인간의 불안정 행동이 주목받으며 연구의 초점이 바뀌기 시작했다. 스피어만(Spearman)은 "심리학은 Human Error를 부수적인 주제로만 다루고 있으며,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70년대 이후, 50년간의 대형사고 원인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다. 대부분의 사고가 '인간의 불안전행동'에서 비롯되었으며, 단순한 기계 고장보다도 인간 오류가 사고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러한 관점은 이후 인간공학, 안전공학, 시스템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Human Error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관리 전략을 이끌어냈다.

 

 

Human Error와 사고의 관계

사고와 Human Error의 관계는 여러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Petersen은 “모든 사고의 이면에는 Human Error가 존재한다”고 말했으며, Heinrich는 더욱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그는 “모든 사고의 약 88%는 불안전한 인간 행동에서 비롯되며, 설계 오류까지 포함하면 최대 98%까지 예방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러한 통계는 실수를 단순히 개인의 책임으로 보기보다는, 예방 가능한 시스템적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관점을 지지한다. 사고의 상당 부분이 반복적인 실수에서 기인한다면, 이를 예방하는 방법도 반복 원인을 분석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즉, Human Error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리스크'인 것이다.

 

 

Human Error의 분류

J. Reason은 인간의 인지 과정을 바탕으로 Human Error를 아래와 같이 분류했다.

  • Slip: 익숙한 행동이 순간적으로 잘못 실행됨 (예: 버튼을 잘못 누름)
  • Lapse: 해야 할 일을 잊거나 건너뛰는 오류 (예: 저장을 빼먹음)
  • Mistake: 판단 자체가 잘못된 오류 (예: 잘못된 절차 선택)
  • Violation: 고의적으로 규칙을 어기는 행위 (예: 안전수칙 무시)

이처럼 Human Error는 단일하지 않으며, 기억, 주의력, 판단력, 행동 습관까지 폭넓은 요소에서 발생한다.

 

 

결론: 실수는 분석과 개선의 대상이다

실수를 단순한 부주의나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판단하는 순간, 개선은 멈추게 된다. Human Error는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한계 안에서 예측 가능한 ‘패턴’이다. 따라서 이를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시스템적으로 대비한다면, 대부분의 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앞으로의 산업안전, 조직 관리, 품질 향상은 '실수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실수해도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 출발점은 바로 Human Error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의로부터 시작된다.